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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
성수대교를 바라보며…
드 높은 가을 하늘을 시기하듯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리고 있는 이 시간 바로 8년전 오늘 평화롭기만 했던 한강 위의 성수대교가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그 날 그곳의 아수라장은 정말 눈 뜨고 볼 수 없었던 악몽의 순간이었기에 더욱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세월은 덧 없이 흘러 2002년 10월...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한강은 말이 없고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성수대교의 붕괴 참사로 대한민국의 안전정책은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됐다.
이른바 ‘시설물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이 제정되고 모든 시설물의 안전관련 정책이 현재까지도 이 법에 의해 건설안전관리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성수대교가 붕괴된 이후 정부는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안전정책을 지속적으로 구사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면서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는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냄비현상에 지나지 않는 한국적 특유의 정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예컨대 정부는 성수대교 사태 이후 건설교통부에 안전심의관이라는 국장급 직제를 신설하고 이제부터라도 건설안전 정책의 중요성을 제대로 입안 추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안전심의관이라는 자리는 잠시 머물러 있다 가는 찬밥 신세의 자리에 불과 평균 재직기간이 겨우 6개월에 그치는 그야말로 ‘쉬었다 가는 자리’로 인식되는데 그치고 말았다.
무슨 확고한 건설안전 정책 하나 해 놓은 게 없다.
건설안전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당장 효과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또 안전정책은 투자가 아니라 지출이라는 산업계의 그릇된 생각과 맞물리며 정책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마냥 제자리’에서 작금 이 시간도 겉돌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누군가 나서야 한다.
국가의 건설안전 정책은 국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자들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필요한 것인데 무엇보다도 주무부처의 미래지향적인 안전마인드가 요구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막중한 의무를 외면한다면 이는 국가의 기본적 책무를 무시하는 행위다.
성수대교 및 삼풍백화점과 같은 대형 참사가 지나간 후에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말고 후회가 아닌 반성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반성에는 미래가 있지만 후회에는 미래가 없다’는 저명한 어느 사회학자의 말을 대한민국의 안전정책 당국은 자각해야 할 때다.
다시한번 우리는 예방적 건설안전관리라는 개념을 확립하고 차제에 구조물의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정부를 비롯한 산·학·연 등 공동의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안전정책 수립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작금 사회 일각에서는 ‘불안하다’·‘뭔가 큰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라는 섬뜩한 소리가 들리곤 한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이지만 우리는 4천7백만분의 일이라도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국가안전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료출처: 건설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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