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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
"지리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아름답습니다."
수필집에나 나올 듯한 이 문구로 250억원짜리 공사를 수주한 주택업체 사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지난해 대구와 청주에서 4400가구가 넘는 주택을 공급해 주목받았던 영조주택 장영일 사장.
장 사장은 계약 불발 위기에 선문답 같은 문자메시지로 공사수주에 성공했다.
사연은 이렇다. 영조주택은 최근 대구의 한 시행사와 수성구에 위치한 범양식품공장 터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시공하기로 약정했다.
그러나 본 계약을 위해 선급금을 주기로 한 가운데 복병이 나타났다.
한 건설업체가 10억원을 더 얹어준다는 파격적인 제시를 하며 막판에 시공계약에 뛰어든 것.
계약을 하기로 한 날 시행사는 잠시 의사결정을 미루게 됐다.
대구로 선급금을 들고 계약을 위해 출장을 나간 영조주택 사원은 저 녁 무렵 장 사장에게 급한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사장이 직접 나 서 시행사 사장에게 말을 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장 사장은 고민했다. 전화로 꼭 해야한다고 부탁하거나 압력을 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좋은 방법 같지 않았다. 오히려 금액을 올려주는 협상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민한 끝에 장 사장은 ' 지리산은…'으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5분 뒤 시행사 사장에게 전화가 왔다. "격려 고맙다. 약속은 변함없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장 사장은 시행사 사장과 함께 지리산을 가기로 약속한 바 있다 . 이를 이용해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오히려 그 사장의 마음을 움 직인 셈이다.
이로써 250억원짜리 공사수주는 문제없이 진행되게 됐다. 멋을 아는 두 명의 주택업계 사장들이 젊게 변화하고 있는 건설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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